최근 가로수나 아파트 단지의 나무들이 썽둥 잘려나간 모습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특히 요즘 가로수들이 이상하게 가지치기 당한 모습이 흉하다고 느끼신 적 있으신가요?
평소에도 조금씩은 관리를 받던 길가 나무들.
최근에 굵은 줄기를 너무 많이 잘라낸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정이란 무엇인지, 과도한 전정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이 뭘까요?
가로수의 가지치기 - 전정이란?
우선 수형(樹形), 즉 나무의 모양을 만들기 위해 세부 가지를 잘라주고 솎아줘서 다듬는 과정을 '전정'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다쳤나 병들었거나 약해진 것을 제거하고요. 또 너무 수북해서 통행에 방해가 되거나 할 때도 시행합니다.
그리고 너무 열매가 많이 맺혔다 싶으면 몇 개 잘라줘서 영양이 과도히 많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합니다.
즉, 이런 작업들은 수목을 잘 키우고 유지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과도하게 전정해 버리는 경우, 때와 수종에 맞지 않게 잘라버리는 경우입니다.
수목의 일부를 제거해버린 다는 것은 가지와 그에 딸린 잎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
잎은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 나무에게 영양을 줍니다.
줄기는 잎을 매달아놓는 부분이죠. 그 부분이 잘리면 그 부분 또한 상처가 됩니다.
잎이 주던 에너지 사라짐+잘린 부분을 회복시킬 에너지가 더 필요해짐
이렇게 더블로 나무에게는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사람과 달라서 이 작업을 선택 또는 거절할 수가 없고요.
그러니 최소 횟수와 최소 범위로 가장 필요한 작업만 선택적으로 해야 하는 거지요.
전문가들은 전정 작업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하네요. 아이러니하죠.
이상한 가로수를 만들지 않고 전정작업을 잘하려면
1. 적절한 나무 종을 선택하는 것.
2. 어리고 건강한 수목을 심는 것.
3. 초기단계부터 계획적으로 전략을 세워 전정하기.
4. 영양은 적당히. 과도한 공급을 피하기.
원래부터 그 땅에 맞는 나무를 심어야 하는 게 가장 첫 번째 조건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바닷가처럼 해풍이 심한 곳에 바람과 습기에 약한 나무를 심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고사해 버리고 비실거릴 것입니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의 마린시티에 심었던 풀과 나무들이 해풍과 태풍 때 몰려온 해일의 영향으로 다 죽어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피해를 다 회복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물론 동물들의 소변이 땅을 산성화 해서 생긴 점도 있지만, 특히 2016년 태풍 차바 이후로 극심해졌습니다. 적어도 해수의 영향을 덜 받게 만든다거나 하는 작업이 있어야겠죠.
공간이 넓은 곳에서는 넓게 퍼지는 대교목, 좁은 곳은 관목 등을 심습니다. 또는 나무의 모양에 따라 그늘을 만들고 싶으면 동그랗게 자라는 품종, 바람을 막고 싶다면 원추형으로 자라는 나무를 심는다거나 하는 일 등.
애초에 맞게 자라는 나무를 심으면 그렇게 흉하게 잘라댈 일이 없을 겁니다.
수형이 잘못된 방향으로 파괴된다면 아무리 노력을 들여도 원상 복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사람과도 같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죠. 그래서 애초부터 튼튼하고 젊은 나무를 들여와서 식재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미 자란 나무를 다시 옮겨심으면 그 과정에서 상처가 나고 가지도 부러지고 몹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설령 좀 더 응급처치를 해준다고 해도 태풍처럼 심한 바람이 불면 약한 부분이 부러지고 찢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전정작업을 아예 처음부터 계획에 넣고 시행하는 것. 보통은 이십 년 에서 사십 년의 장기계획을 세워서 규칙적으로 해줘야 할 만큼 이 작업은 방대하고 세밀해야 합니다. 그래서 너무 많은 영양을 줘버려도 안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관리하고 아껴줘야 하는 일인 거죠.
지금 하는 가로수 가지치기, 정상일까?
결론: 아닙니다.
지금 주위 아파트 단지들을 한번 둘러보세요. 나뭇가지들을 전부 똑같이 싹둑 잘라놓은 곳이 많습니다.
이상하고 흉하기까지 합니다. 지나가다 보면 원래 저렇게 해도 되는 건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가지치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인도 보면 기괴함을 느낄 정도로요.
가지의 윗부분, 하늘과 가까운 부분들을 잘라내는 것을 두절(頭切)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topping 또는 heading이라고 하는데, 국제 수목학회에서는 두절을 가급적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줄기와 윗부분을 한꺼번에 잘라내면 결국 위에서 말한 대로 나무의 에너지 생산능력이 심하게 떨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태양의 빛을 그늘처럼 막아주던 부분 또한 없어집니다.
그러면 나무껍질이 고온과 광선에 타게 돼서 심하면 나무가 죽어버리는 일도 발생한다고 합니다.
또 겨울에는 냉해를 입어 동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런 가지치기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전정이 과도하지 않게끔 만드는 해결책
보통 도로변이나 공공시설의 나무들은 지자체가 관리합니다.
여러 폐해를 막기 위해 각 지자체들은 과도한 전정은 안 하는 추세라고 하죠.
그러나 일반 아파트, 사유지, 초중고의 담벼락 등에 있는 나무들은 이런 법을 피해 가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관련 법이 없습니다. 한국 법이 그에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우선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또 기존 법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나무에 관련된 간단한 상식들을 각 교육기관에서 조금이라도 다루고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여러 가지 해결책을 통해 과도한 전정작업 없이 잘려나가는 나무가 없으면 좋겠네요.
도시미관과 환경을 살리는 수목들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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