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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리뷰, 감상

고양이와 할아버지 1권 만화 줄거리, 감상, 작가소개

by 김토식 2023. 1. 29.

느긋한 고양이, 느긋한 할아버지가 느긋한 섬마을에 살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일본의 한 바닷가 마을에서 은퇴한 할아버지가 노란 냥이 타마와 사는 소소한 만화,

'고양이와 할아버지' 1권을 보며 느꼈던 감상, 줄거리입니다.

작가 소개도 밑에 간략하게 있습니다. 

내용상 스포일러도 조금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서 봐주시기 바랍니다.

 

 

 
고양이와 할아버지
제19회 일본 문화청 미디어예술제 심사위원회 추천작 『고양이와 할아버지』. 할머니를 먼저 떠나보내고 고양이 타마와 둘이서 사는 다이키치 할아버지. 분명 둘 다 흰머리가 날 때까지 쭉 함께! 한 사람과 한 마리가 펼치는 일상을 통해 볼수록 사랑스러운 사계절 풍류를 전합니다.
저자
네코마키
출판
대원씨아이
출판일
2016.05.31

 

1권의 줄거리 

 

주인공은 노란 고양이 타마, 10살 하고 7개월. 인간으로 치자면 사람으로서 중후해지는 50대 젠틀맨. 

두 번째 주인공인 할아버지는 다이키치씨. 타마의 주인이자 하인. 

일본 어느 작은 섬의 오래된 집에서 둘만이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편 답게 다이키치의 가족 구성원인 타마와 친구 이와오 씨, 마을 주민들과 멀리 사는 가족인 아들의 사정이 공개됩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마을에 사는 타마의 친구들과 타마를 잘 아는 마을 사람들이 이런저런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

고양이와 할아버지 1권의 줄거리라 볼 수 있습니다.

 

 

감상, 느낀 점

 

맨 처음 책을 넘기면 목차와 인물 소개가 나옵니다.

잠깐 짧은 타마와 할아버지의 콩트 단편 4컷 만화가 나오면 드디어 본편인 '봄'이 시작됩니다.

작가의 연필 선 위에 그려진 수채화 물감의 색채가 번져 나가는 모습이 무척 서정적이고도 밝습니다.

(연필이라고 썼지만 아마도 유성색연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야 물감에 녹거나 붓질한 곳 위로 흑연이 침범하는 일이 없을 것이니까요. 만일 디지털 작업으로만 채색한 것이라면 정말 놀랍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브러시입니다)

잔잔한 바다 마을의 일상에 고양이들이 없어선 안될,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모습이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전반적으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마을이다 보니 문어나 조개가 많이 나오고 생선을 물고 가는 마을 길고양이들의 모습에서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다소 무거운 스토리도 나옵니다. 

우선 태평양전쟁 때 징집된 청년들의 전사소식이 들려오면서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개를 섬에서 없애야 한다는 미신이 더욱 퍼지게 됩니다. 다이키치의 친구 이와오 씨는 어릴 때 사랑으로 키우던 개를 뺏기는 일을 당하면서 동물에게 마음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게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일일 것입니다. 

일본은 2차 대전 전범국입니다. 이 짧은 에피소드에서 느낀 점은, 본인들의 수장이 정한 일에 틀렸다고 맞서지 않고 그저 아무 죄도 없는 약한 개들만 희생양 삼아 어딘가로 버리는 것이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짧고 간단하게 풀어내는 이야기이지만 울림은 깊게 다가옵니다. 

설령 작가가 일본 국민들이 스스로를 태평양 전쟁의 피해자라고 미화하고 싶어 한다고 해도, 어쨌거나 그 피해는 분명히 개개인의 평생을 좌우하는 불행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이와오 씨에게는 항상 고양이들이 따라옵니다. 쫓아내도 또 따라오는 그들에게 이와오 씨는 직접 생선회까지 더 떠서 나눠줍니다. 그런 상처가 있어도 결국 동물에게 모질게 대하지 못하는 것이죠.

 

'여한' 에피소드에서는 두 할아버지가 장례식에 갔다 옵니다.

거기서 먼저 간 친구 '삿짱'의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고양이 '미이'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식처럼 귀여워하던 희고 검은색 얼룩고양이 미이.

친구에게 간곡하게 "우리 미이를 부탁해" 하며 손을 꼭 잡고 거듭 부탁하는 모습. 

저는 이 이야기를 보고서 조금 울 뻔했습니다. 

실제로 버려지는 유기묘 중에서는 주인이 먼저 세상을 뜨는 바람에 보호소나 길에서 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키우던 주인이 먼저 가버리는 일도 발생합니다.

미국의 어느 동물 보호 시설에 그런 고양이 두 마리가 들어온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 둘은 연못이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잘 살고 있지만 역시 그들은 슬프겠지요. 

반려묘를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이 부분은 꼭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젊은 사람이라고 해도 미래는 정말 모릅니다.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미리 꼭 대비를 해두세요. 

다이키치도 갑자기 급작스런 흉통이 생겨서 쓰러지게 되고, 간신히 문을 조금 열어서 타마가 도망갈 수 있는 길을 확보해 두고 정신을 잃습니다.

다행히도 지나가던 우체부가 구조해 주지만 정말 나이 든 사람들이 많은 일본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앞으로 이런 일이 잦을 수 있고 지금도 실제로 일어나는 일 일 것입니다.

 

이렇듯 자연스러운 일본 어느 섬의 시골풍경과 관습,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고양이와 할아버지 1권.

저는 꼭 한 번 봐보시길 추천합니다.

 

 

작가소개

 

작가 네코마키는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부부 작가입니다.

수작업과 디지털을 망라해서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코믹 에세이, 광고 일러스트 등도 그립니다. 

2002년 디스플레이 회사에서 퇴직한 이후로 독립해 현재 많은 작품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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