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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리뷰, 감상

실종 일기 만화 줄거리 요약, 감상, 작가 정보

by 김토식 2023. 1. 31.

당신이 알콜로 평범한 일상을 살 수 없다면, 주변 사람 중 그런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보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즈마 히데오의 만화, 실종일기의 줄거리 요약, 감상입니다. 작가 정보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알콜'이라고 표기하고 싶지만 '알코올'이 정확한 맞춤법이라고 해서 그렇게 씁니다)

 

 
실종 일기
절망의 바닥에서 재기한 만화가의 자전적 개그 만화『실종 일기』. 마니아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활동하던 아즈마 히데오는 슬럼프에 빠져 원고를 내던지고 도망친다. 그 이후 자살 기도, 반복된 가출, 노숙, 노동자 생활, 음주를 반복하며 살아갔던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담담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내 소개한다. 끼니는 쓰레기를 뒤져 먹고, 담배꽁초를 찾아 길을 헤매고, 술로 환각을 보는 비참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 실제라고 하기엔 너무나 황당하고, 괴로워하기엔 너무나 유머러스한 두 번의 가출과 알코올 중독 치료과정이 그려진다.
저자
아즈마 히데오
출판
세미콜론
출판일
2014.07.21

 

줄거리 요약

 

일본에서 2005년도, 한국에서는 2011년 발매. 

작가 아즈마 히데오의 자전 만화로 1989년 11월 원고를 내팽개치고 도망친 뒤 본격적으로 반 부랑자 생활을 이어가다가 마침내 1998년 12월 말에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기까지의 방랑기와 심경을 그린 만화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인 89년부터 이지만 그전부터 작가는 이미 중독 증세가 깊었을 거라 짐작됩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정신에 문제가 생긴 그는 밖에서 죽을 각오를 하고 가출하여 노숙, 일용직 노동자 생활을 하며 과도한 음주를 반복합니다. 그중 느꼈던 자신의 마음문제, 보통 사람들의 시선, 일용직을 전전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

실종일기는 작가가 명랑만화처럼 밝게 그려내려고 하는 모습에서 더욱더 현실감이 느껴지기도 하는 에세이 만화입니다.

 

 

 

감상

 

길에서 쓰러져 주사를 부리고 있는 취객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그저 혀를 차고 지나가거나, 가끔 조치를 취해주는 좋은 사람도 있고, 소매치기를 하거나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 또한 그저 주정뱅이라고 생각하고 특별히 그 사람이 위기에 처해있지 않는 한 그냥 지나가는 한 사람입니다.

많이 취해서 전봇대에 기대앉아 있는 사람들 중 특히 알코올 중독인 사람들이 어떻게 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생각해 본 적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아즈마 히데오는 이 실종 일기에서 밖에서 겪고 생활했던 이야기를 밝지만 구체적으로 그렸습니다.

아무리 명랑하게 그려보려고 해도 워낙 심각한 에피소드들이라 보통 사람들이 봤을 때는 밝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개그만화이지만 블랙코미디나 자조적 에세이에 가까운 만화입니다.

 

직접 본인이 노숙자가 되어서 그린 만화는 희귀합니다.

지금 한국의 경우에는 70~80년대 일본의 상황과는 구조와 상태가 다르니 직접 대입해 볼 수 없겠지만 일단 본인이 느낀 감정을 파악하고 표현하는 부분이 읽을 만합니다.

지금은 그렇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손대지 않은 음식 쓰레기를 구하기 힘들 것입니다. 

작가가 노숙과 방황을 하던 것이 1985년에서 1991년 사이의 일본 버블 경제 시대에 있었던 일이니 말입니다.

 

작가는 컷마다 캐릭터를 굉장히 꼼꼼하게 그려놓았습니다. 배경 그리는 것을 싫어해서 잘 안 그린다고 하더군요. 대신에 이야기와 캐릭터 묘사에 열중해서 그린 것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술 마시고 싶은 것을 잊으려고 만화에 많이 몰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화는 크게 노숙한다고 돌아다니는 시대, 일용직 노동으로 전전하던 시대, 알코올병동에 입원했던 시대로 나뉩니다.

그 사이사이에 가스 배관공으로 일했던 에피소드, 19살에 데뷔해서 만화 편집자와 일했던 만화이야기 등이 세부적으로 등장합니다. 

작가 특유의 세심함 때문에 그 시절의 일본과 보통 사람은 경험해 보기 힘든 (또는 경험하지 않기를 권장하는) 상황을 잘 알 수 있습니다. 

 

1998년 봄, 마침내 작가는 잠잘 때 빼고는 계속 술을 마시는 완전한 연속 음주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20대 초반에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하는데 몇 년 후 작가는 마침내 환각까지 보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알코올 중독이 주는 악영향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시절은 거의 기억을 못 한다고 할 정도이고 그림체도 심각하게 망가져 있었다고 합니다. 끝없이 술을 찾아서 걸었던 일을 회상하는 부분은, 술을 마시지 않는 저도 마치 중독자처럼 방황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소름이 돋습니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아리랑 치기(취객 대상 강도)를 당한 작가가 집에 전화를 걸자 가족이 입원을 시켜 마침내 죽기 직전의 작가의 방황이 끝나게 됩니다. 그 부분에서 저 또한 안도감을 느꼈을 정도였습니다.

마치 크리스마스의 선물처럼 말입니다. 가족들의 심경은 거의 배제하고 그려놓았고 마치 몹처럼 무심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상처받고 힘들었을까요? 

그냥 지켜보는 독자도 질리고 지치는데 직접 본인일이 되었을 때는 상상 조차 하기 싫습니다.

2편인 후속작 '알코올 병동'에서 조금 더 입원 때의 세밀한 얘기가 나오는 데, 중독자들의 가족 이야기도 나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숨은 알코올 중독자가 굉장히 많습니다. 소주 5잔이 폭음 기준이라고 말하면 다들 납득하지 못하는 술 권하는 사회입니다. 

주변 사람이나 본인들이 술을 많이 마시면서도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모른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작가가 겪었던 일과 상식들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끔 농담조로 술을 옹호하는 말은 그냥 가볍게 넘기시면서 말입니다. 

 

 

 

작가 정보

 

아즈마 히데오 (吾妻 ひでお)는 홋카이도에서 1950년 2월 6일 출생했습니다.

19살에 데뷔해 두 사람과 다섯 사람, 부조리 일기 등 SF물, 나나코 SOS 등의 만화를 그렸습니다. 

2019년 10월 13일 식도암 투병 중 69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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