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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리뷰, 감상

시미즈 레이코 비밀 3권 줄거리, 감상

by 김토식 2023. 2. 12.

잔혹하지만 섬세한 묘사와 압도적인 스토리로 꾸준히 단행본을 내주는 시미즈 레이코의 만화 비밀. 

최대한 내용의 누설없는 줄거리 조금과 감상을 써보겠습니다. 

 

 
비밀 3
-
저자
Reiko Shimizu
출판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출판일
2007.06.20

 

줄거리 

 

*잔혹한 묘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3권째로 돌입한 비밀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20살의 츠치야 마사키는 아파트 우편함에 종이 1장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5년 전에 대체 무엇을 보았지?' 

 

 

1층에 내려가니 어떤 그림자가 모퉁이를 돌아오고 있습니다. 

미칠 듯이 달리는 츠치야의 휴대폰에 문자가 날아듭니다.

 

 

'5년 전의 사신이 널 데리러 간다'

 

 

마침내 그는 자기는 아무것도 본 적이 없다, 그런 일은 잊어버리고 싶다고 흐느낍니다.

뒤에서 이상한 인형 탈을 쓴 자가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츠치야는 왼손과 왼발이 분해당했고, 살가죽도 벗겨졌으며 목까지 절단된 채로 과학경찰 연구소 법의학 연구실의 수술대 위에 얹혀 있습니다. 

젊은 청년이 끔찍한 죽음을 당한 기이한 사건이라 제 9 연구실의 마키 소장에게 사건이 전달됩니다.

 

이 연구실에서는 아주 특수한 연구를 하는 곳입니다. 사망 후 일정 시간 안에 꺼낸 뇌를 스캔하여 일정한 전기자극을 주고, 뇌를 120% 움직이게 만듭니다. 그러면 생전에 범인 또는 피해자가 본 영상을 스크린으로 옮길 수 있는 것입니다. 

보통 부검을 하지만, 그것보다 압도적인 정보량을 얻을 수 있죠. 덕분에 획기적인 수사법이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고인의 사생활 침해와 적출의 어려움 때문에 아주 특수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됩니다.

 

이번 사건 또한 엽기적인 살인인데도 범인을 찾는데 난항을 겪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범인이 사용한 것이 '캣피'라는 마스코트 인형이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용의자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죠.

 

한 편, 이 사건을 본 카타오카는 츠치야의 장례식에 다녀옵니다. 같은 학원을 다녔던 친한 친구였던 두 사람. 

갔다 오는 길에 역시 같은 학원 수강생이었던 니시자와의 전화를 받습니다. 

5년 전의 일이 무섭다, 아무래도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며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는데 비가 쏟아집니다. 택시에서 내려보니 큰 폐가가 눈앞에 있습니다.

여기서 보자니?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든 카타오카가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던 그 순간.

위층에서 니시자와가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름을 부르는데, 뭔가 조금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녀. 

그러더니 휙 사라져 버립니다.

 

여기서 뭐 해?

 

뒤에서 이시자키는 폐허에서 뭘 보냐며, 어서 가자고 재촉합니다. 

알고 보니 그 맞은편에서 만나기로 약속했고, 학원 동기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니시자와가 오지 않았다고 하면서요. 

모두를 불러놓고 그녀는 어디로 간 걸까요?

아까 니시자와는 왜 거기에 있다가 사라진 걸까요?

 

 

 

 

 

감상

 

시미즈 레이코의 만화의 특징인 가는 펜선으로 정교하게 그리는 그림체가 정말 멋집니다.

이런 고어물에서도 객관적으로 그리는 듯한 펜선이 아주 기묘한 느낌을 줍니다.

의학책에 올라오면 열심히 볼 것 같은 데생실력입니다.

스토리도 잘 구성돼있는 편이라 재밌게 보는 만화입니다.

 

 

 

아주 끔찍한 살인 사건을 들여다보면, 시작은 항상 조용합니다.

그냥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조금만 이 사람이 잘했더라면, 이런 일을 지나치지 않았더라면, 그때 그 장소에 가지 않았더라면......

인생이나 역사에 가정법은 필요 없다고 하지만요.

 

같은 학원에 다니던 남자 4명과 여자 2명인 피해자들은 한창 더운 여름에 수능 특강을 듣다가 일탈을 시도합니다.

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의 더위는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영화라도 하나 보고 오거나 놀이공원에라도 갔다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겠죠.

하지만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르는 피해자들. 

그들이 한 장난 같은 일이 조금씩 조금씩 위험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적어도 독자들은 그 모습이 보이지만 이 학생들은 그런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그들은 몰래 찾아들어간 폐가에서 뭔가를 발견하게 됩니다.

보면 안 될 무언가를요. 

 

미래의 일을 그리고 있지만 사실은 지금도 있을 수 있는 일을 그리는 만화 '비밀'.

 

 

카타오카와 이시자키는 궁지에 몰리자 서로 의견이 달라지고 말다툼을 하게 됩니다.

저는 그 부분에서 두 사람이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조금 수정했습니다.

이 말은 지금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난 지난 5년간 한 번도 그 선택을 후회한 적 없어

정의보다 이익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해

너도 마찬가지야 이시자키! 

지난 5년간 그 생각에 밤마다 잠 못 잤냐? 웃기지 마!

뒤늦게 후회해 봤자 어쩔 수 없으니 차라리 빨리 잊고 자기 인생을 즐기자고, 없던 일이라고.

너도 그렇게 생각했잖아 내가 틀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솔직히 줄곧 잊고 있었지. 무엇보다 우리가 한 게 아니니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죄의식에 시달릴 일도 없더군.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는 여기에 있는 거야.

지금 이런 꼴을 당하는 거라고, 카타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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