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야샤, 란마 1/2의 작가인 다카하시 루미코. 일본의 대표 만화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장편 만화와 애니메이션도 좋지만 걸작 단편선이 3권 있다는 걸 아시나요?
그 만화책 세권 중에서 전무의 개의 줄거리와 후기를 써볼까 합니다.
줄거리
옴니버스식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메인 줄거리라고 할 것은 없습니다.
1999년에 일본에서 발행되었고, 대략 1980년대~1990년대의 시대인 것 같아요.
주로 아저씨가 주인공으로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여러 세대를 아우르며 등장인물들이 여러 스타일로 나옵니다.
전무의 개
방랑가족 F
당신이 있는 것만으로도
거실의 러브송
열세 살 아저씨
보답 대신에
이렇게 여섯편의 단편이 실려있고 다 완결이 되는 작품들입니다.
후기
보통 그 시절 일본 서민들의 감성을 아주 잘 표현한 단편입니다.
생활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천천히 풀어나가는데(물론 아닌 것도 있음), 소소한 일상이면서도 지겹지 않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스토리들입니다.
각각의 줄거리와 짧은 후기들을 써보자면......
1. 전무의 개
남편의 친구인 마츠리다 전무는 사장의 딸과 결혼 후 성공가도를 달립니다. 반면 남편 코구레씨는 그에게 싸게 집을 넘겨받고 난 뒤 그저 설설 기기만 하는 무능하고도 평범한 가장입니다.
부인 마츠리다씨(일본은 결혼하면 여자가 남자 성을 따름)가 주인공인 '나'입니다.
어느 날 그 상사이자 친구인 전무가 커다란 골든 리트리버를 데리고 와서 맡아달라고 부탁합니다. 그 좁은 집에 데리고 있기 곤란하다고 거절하지만 결국 고저스(그 멍멍이)를 임시보호하게 됩니다.
산책도 시켜주고 적응해 살던 어느날, 집에 돌아와 보니 웬 여자가 거실 소파에 앉아서 노려보고 있는 걸 발견합니다.
서민 가장 만만세!
이게 바로 이번 화의 주제 같아요. 전무가 마침내 남편에게 고개를 진심으로 숙이게 되는 날이 올 거라고 상상을 했을까요?
바로 아주 곤란하게 맡았던 고저스가 그 촉매가 되었던거죠.
좁디좁은 일본 집, 그것도 간신히 마련한 자랑스러운 자신의 성에 개가 갑자기 등장을 하다니.
키우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을 텐데, 정말 인생은 알 수 없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스토리였습니다.
권력에 약한 고저스가 참 노골적이고 귀여웠습니다.
2. 방랑가족 F
중2 소녀 하즈키는 집에서 아빠가 아끼던 골프 트로피를 일부러 박살 내봅니다. 동생은 큰일 났다고 호들갑을 떠는데, 아빠는 아무렇지도 않게 괜찮다고 합니다. 엄마도 어쩐지 이상합니다.
어린 남동생과 부모님과 같이 차를 타고 놀이공원에 가서 놀자고 하지만 하즈키는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분명 자신은 조금 있다가 죽게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처음 봤을 때 아 이거... 정말... 하고 생각했어요.
이거 있을 수 있는 이야기다. 어딘가 누군가의 경험담일지도 모른다. 이런 느낌이요.
사실은 행동으로 봐선 살인미수에 해당되겠지요. 끝을 마무리를 잘 지어서 다행이지만요.
가족들이 우울감에 빠져있다면 결국 시도 끝에 성공해서 뉴스에 나올 것이고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고, 또 만화의 끝처럼 어쨌거나 결국에는 떨치고 나오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3. 당신이 있는 것만으로도
도모토 씨는 실직했고, 아내 대신 파트타임 도시락집에 나가게 됩니다.
아내가 당신은 못한다고 말리지만 그는 능력 있다는 말도 많이 들은 사람이며, 아주 성실하니 할 수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30여 년간 오직 회사에서만 몸 바쳐 일한 골수 회사원인 도모토 씨. 새로 들어온 태국 유학생 아찰라 씨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버블시대의 일본 직장인이 은퇴했을 때.
한국에서도 교직이나 아니면 높은 사람으로 지내다 퇴직하면 이런 모습을 보일 것 같아요.
사실 도모토 씨만 돼도 양반이라는 소릴 듣겠죠. 남에게 호통치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틀린 행동이라고 사과할 줄 아는 건 자기 자신을 뛰어넘은 것 아닐까요.
모든 아저씨, 할아버지 은퇴자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만화.
4. 거실의 러브송
결혼기념일에 아내를 잃고 혼자 사는 나이 든 과장.
장례식까지 하고 집에 돌아오니 고다츠에 앉아서 자신을 반기는 아내의 유령.
자신에게만 보이는 아내는 왜 이승에 남아있는 걸까요?
헛생각 말고 있을 때 잘하자.
평소에 소통하며 얘기 좀 하자.
말수 적고 무뚝뚝한 사람들은 이런 걸 마음에 새기면 좋겠다 싶습니다.
이런 애매 쓸쓸한 이야기는 일본이 참 잘 그려내는 느낌.
그 외에도 '열세 살 아저씨', '보답 대신에'가 있습니다.
다 소소하게 재밌고 크게 오버스러운 전개가 없다고 생각해요.
꼰대 같지만 그래도 가족을 생각하는 중년 남성들이 많이 나오는 편인 만화 전무의 개.
저는 개인적으로 이 나잇대 남자 사람들을 모에화 하는 걸 전혀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정도는 괜찮은 편이라 생각하고 읽어보면 그 시대 샐러리맨들과 그 가족들의 삶이 보이는 느낌이라 좋아한답니다.
한 번쯤 읽어봐도 좋다고 생각하는 만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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