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기 나오코 작가는 언제나 특유의 단발머리 캐릭터를 내세워 음식에 관한 에세이를 만화로 그립니다.
이번에는 배 빵빵 일본 식탐여행 한 그릇 더! 를 리뷰해 보고 감상도 써보려고 합니다.
일본 8개현을 돌아다니며 맛본 음식들과 소소한 여행기가 정말 재밌는 만화입니다.
정보
작가가 2009~2011년 동안 일본 전역의 8개현을 돌아다니며 먹은 음식과 명물들을 소개했습니다.
<배빵빵 일본 식탐여행 한 그릇 더!>
가나가와 편: 미우라 반도로 떠난 여름 여행. 산마멘, 시라스 요리 등
나가노 편: 로멘, 곤충식, 호두찰떡 등
이바라키&후쿠시마 편: 네타리 덮밥, 꿀경단, 후쿠시마 교자 등
고치 편: 시골초밥, 가다랑어 소금 타다키, 모자빵 등
시가 편: 비와 송어소금구이, 오미 짬뽕 등
미야자키&가고시마 편: 오비텐, 치킨난반 등
타이완 배빵빵 식탐여행 편
각 편 마다 최소 6~7개의 여러 종류의 음식들이 나오고 뒤편에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그 지방 음식의 맛과 상세 정보, 주소, 전체적인 지방 정보 등이 같이 실려있어요.
에피소드 후기들도 소소하게 한 컷씩 그려놓았습니다.
감상
제가 믿고 보는 작가 중 한 명이 다카기 나오코입니다.
특유의 그림체가 편안함을 주고, 작가 본인이 특히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할 만큼 식사를 이것저것 맛보는 것을 열심히 한달까요.
요즘은 인터넷이나 백화점 지하에 가면 각종 특산품을 바로 맛볼 수 있지만, 역시 직접 가서 맛보는 현지 음식은 또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도 소개페이지에 그런 자신의 생각을 써놓았고요. 저도 공감했답니다.
맨 처음 가나가와(카나가와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편의상 이렇게 씁니다) 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코스카(요코즈카)에서 먹는 네이비 버거나 시라스 요리는 그 지방 특색을 정말 잘 살린 요리란 생각이 들었고요.
가나가와의 바다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쇼난 해안인데, 에노시마에서는 그 쇼난에서 잡힌 시라스, 즉 멸치를 이용한 신선한 요리가 많다고 합니다. 3월 1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잡는다고 하니 거의 연중 내내 잡히는 것과 다름없네요.
보통 한국에서는 멸치를 피자에 올리지 않는데 일본은 여러모로 시라스를 요리에 이리저리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아무리 멸치를 좋아하는 사람도 조금 꺼려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맛있다는 평가가 많네요.
한 번쯤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만화가 나올 즈음에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작가도 대략 2009년 12월에 이바라키와 후쿠시마에 방문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편 또한 큰 지진이 있기 전의 평화로웠던 그 지방의 향토음식에 관한 좋은 기록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바라키의 미토하면 제일 유명한 것이 낫토입니다. 발음은 낫또이지만 편의상 낫토로 쓸게요.
미토 코몬은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고, 미토 번주가 부하들과 함께 약장수차림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악인을 벌한다는 내용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그래서 작가도 역에서 동상을 구경한 뒤 낫토를 먹는 것으로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아귀 간을 넣고 끓인 도부 지루는 어쩐지 한국의 아귀탕과도 조금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꿀경단이나 크림박스라는 빵, 메히카리라는 특이한 심해어와 교자 등 간단하면서도 그 지방의 향취가 더해진 음식이 많습니다.
심각한 원전사고가 터져 그 일대가 오염된 것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번외 편인 타이완 여행편도 재밌습니다.
작가의 만화가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에서도 발매가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편집자들과 함께 방문해서 책 판매 현황도 보고 여행도 같이 했다고 합니다.
펑리빙은 파인애플 빙수, 양타오빙은 스타푸르츠 빙수라고 하는데 보기에도 달짝지근한 것이 여름에 환상적으로 맛있을 것 같아요.
바이무얼 롄쯔탕이라는 디저트는 연밥과 하얀 목이버섯이 들어간 차가운 빙수 비슷한 음식이 있는데요, 작가는 이게 정말 좋았다고 하네요. 약간 안닌도후라는 일본식 디저트와 닮았는데 남방계 나라들은 다 비슷한 무드가 있나 봅니다.
야시장에서 진열된 식재료를 골라와 주문하는 방식도 참 신선했어요. 쯔주찬이라는 뷔페스타일 가게도 있는데, 용기에 먹고 싶은 반찬을 담아 아침식사로 먹는다고 합니다. 한국에도 반찬을 골라서 사 와서 밥과 같이 먹기도 하지만, 아침 식사라니! 이건 매우 부럽네요. 아파트에서 조식 서비스를 하거나 소위 말하는 한식뷔페집, 심지어 함바집도 있지만 아주 대중적이지는 않다는 느낌이 있는데 말이죠.
그 외에도 고치 현의 유명한 가다랑어 소금 타다키에 부슈칸을 찍어먹는 이야기, 시가 현에서 작가의 남동생과 같이 다니며 먹은 송어 소금구이와 구운 고등어구이와 그 국물에 데친 국수 등 특이하면서도 어쩐지 혀 끝에 느껴질 것 같은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어요.
보면서 갑자기 식도락 여행도 가고 싶고 요리가 하고 싶어지는 즐거운 만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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