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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리뷰, 감상

만화 배가본드 21, 22권 줄거리, 후기, 작가 소개

by 김토식 2023. 3. 8.

처음 이 만화를 접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초등학생 때였나, 중학생 즈음이었나. 별로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도 어쩐지 자꾸 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어린 데다 그런데 관심이 없는 제게는 거의 고어물급이었지만 크면 클수록 이 만화에 담긴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고 느끼며 정주행 하게 되는 만화 배가본드. 그중에서 21권, 22권의 줄거리와 개인적인 후기, 간략한 작가 소개를 하겠습니다.

 

 
배가본드 21
작가의 말 여전히 스포츠에서는 배울 점이 많다. ''이기자!''하고 도전하는 마음은 훌륭하지만 그 마음이 몸을 긴장시키고, 자유로운 움직임을 방해할 때도 있다. 주위의 모든 것을 빠르게 알아챌 수 있도록 언제나 몸을 움직이고 싶다. 몸 가는 대로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
저자
이노우에 타케히코
출판
학산문화사
출판일
2022.10.30

 

 

줄거리 - 요시오카 일문, 그 중에서도 형제들과의 결투

 

교토, 1604년 섣달로 부터 열흘 전. 요시오카 도장의 차남 요시오카 덴시치로와 미야모토 무사시의 싸움을 온 마을에 알리게 됩니다. 그 게시판 앞에선 무사시는 그의 형제이자 요시오카 가문의 장남인 세이쥬로와 만나게 되고, 그에게 실제 속마음을 말하게 됩니다. 

무사시의 친구와 사사키 코지로 또한 같은 마을에 모이게 됩니다. 혼이덴 마타하치는 여전히 사기로 남을 등쳐먹으며 살아가려 하지만 결국 붙잡히고 맙니다. 

덴시치로는 검술을 열심히 연습하고 갈고닦지만 세이쥬로는 결투하기 며칠 전 밤, 라쿠호쿠 렌다이지 벌판에 찾아가 무사시와 검을 겨루게 됩니다. 

몇 번 검을 주고 받다 결국 무사시의 칼에 맞아 죽게 된 세이쥬로. 그의 부고 소식에 모든 요시오카 일문은 복수를 다짐하게 됩니다. 

 

한편, 승부에서 이긴 무사시는 혼아미 코에츠를 우연히 만나 그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됩니다. 바깥은 어수선하고, 마타하치는 요시오카 사람들에게 얻어맞다가 사사키 코지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배가본드 21, 22권의 줄거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배가본드 22
《슬램덩크》로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본격 무협만화. 요시카와 에이지의《미야모토 무사시》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에도시대 전설적인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으며, 숨막히는 대결과 아름다울 정도로 잔인한 세부묘사가 압권이다.
저자
Takehiko Inoue
출판
학산문화사
출판일
2022.11.30

 

 

후기 - 점점 더해가는 피비린내

 

배가본드는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그림체가 발달하는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만화입니다. 특히 요시오카와의 대결 부분에서는 앞선 책들에 비해 거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경지까지 도달합니다. 그게 23권부터 더욱 심해지고요.

아무튼 이번에는 요시오카 가문의 형제들과의 결투가 주된 이야기이죠.

이번 편은 피비린내의 시작이 되겠습니다. 전권에도 혈투가 아닌 건 아니었지만 말이죠.

 

너무나 성실한, 사람좋고 마음 씀씀이도 넓은 차남 덴시치로. 얼굴도 넓적한 사각형에 투박한 외모만큼 그의 검술은 정직한가 봅니다. 무사시가 하는 말처럼 도장경영에나 힘썼으면 좋을 인물이죠. 실제로도 그는 외모와는 다르게 다정다감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하필 이런 인물이 승부와 생사를 가르며 사람을 죽이는 도장에 있다는 자체가 좀 안타까웠습니다. 

항상 목검만 쓰다가 마지막 대련에서나 한번 인간의 일부를 베어보는 게 전부였던 것 같더라고요.

이런 사람은 무슨 미식축구 선수나 소방관 등 사람을 살리거나 어떤 룰이 존재하는 곳에서 활약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어요.

세이쥬로의 말대로 순진하게 굴면서 빨리 무사시를 없애지 못한 것은 너무 신사적이었거나 딱딱한 사고방식에 갇혀 살아서 그런 것이겠죠? 너무 도련님처럼 살았거나요. 

 

21권 마지막 나레이션 그대로 이 편은 요시오카 일문과의 기나긴 싸움이 시작되는 화입니다.

결국 요시오카 가문의 당주이자 교토 최강의 검객인 세이쥬로와의 결투에서 무사시는 이겼기 때문이죠.

싸움의 신에게 자신을 낳아줘서 고맙다고 까지 하는 무사시에게 결국 패하고 맙니다.  

그리곤 강가에서 만난 검의 장인 혼아미 코에츠를 만나 그의 집에 기거하며 잠시 몸을 숨기는 무사시. 

세이쥬로를 쓰러뜨리면 조금 더 기쁠 줄 알았는데, 별로 기쁘지 않아 하는 그. 

 

혼자 다시 검의 길을 걸어가는 무사시와 세이쥬로를 대비시키는 부분이 이번 만화의 포인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세이쥬로의 몸에는 무수히 많은 검상들이 있었고, 실제로 그의 아버지는 차남에게는 시키지 않았던 실전 훈련을 세이쥬로에게 조금도 봐주지 않고 시켰던 거였어요.

검에 엄격한 아버지가 있다는 점은 무사시와 같지만 뒤에 짊어진 무게가 훨씬 많았던 요시오카 가문의 장남. 우직하기만 하고 세상물정에 어두운 동생 덴시치로는 평생 그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의 형은 항상 여자와 술에 빠져사는 듯 보였던 거죠. 좀 더 성실히 살길 바랐던 동생은 세이쥬로가 죽기 직전에서야 어쩐지 그가 좀 이해가 되었던 모양이에요. 세이쥬로의 생명이 끝날 때가 되어서 그런 걸까요?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온 형을 보며 오열하는 덴시치로와 그 가문의 제자들을 보면서, 늘 놀러만 다니는 듯한 세이쥬로가 사실은 그들의 큰 중심이었단 걸 느꼈어요. 결국 그의 유연하면서도 끝없는 강인함에 기대살았던 거죠. 

반면에 무사시가 죽어도 그렇게 많이 울어줄 사람은 많이 없겠지요. 대놓고 장례식을 거창하게 해줄 가문 사람도 없을 거고요. 죽으면 마타하치의 어머니는 너무나 기뻐할 것이고요. 다만 오츠만이 아주 많이 슬퍼하겠지요.

세이쥬로가 무사시처럼 자유로웠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무사시보다 더 강했을까요?

무사시도 인정한 것 처럼 그는 정말 강했기 때문에, 궁금해지네요. 

 

 

슬램덩크로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만화를 처음 봤었어요.

농구에 관심이 없어서 조금 보고 말았지만 분명히 그때보다 훨씬 발전된 그림체라고 생각합니다.

트레이싱 논란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번 배가본드는 안정적인 그림체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림 낱낱이 옛날 일본의 역사적인 자료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컬러 부분의 색채감이나 인물묘사, 집과 건물의 투시도도 완벽한 수준. 

정확하게 그려낸 데생은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어시스턴트를 몇 명 썼는지 모르겠지만 펜선이 지나간 부분이 엄청 섬세하네요. 한 권 그리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이 가늠이 되질 않습니다. 

수묵화나 동양화 같이 굵게 먹을 쓰는 부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는 작가의 실력이 대단합니다. 

적어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게 만들어주는 작가 중 한명입니다.

다음편도 리뷰하고 싶어 지네요.

 

 

 

 

작가 소개

 

이노우에 다케히코, 본명은 나리아이 다케히코 (成合 雄彦, なりあいたけひこ).

1988년 카에데 퍼플로 데뷔. 데즈카 상을 수상했습니다.

1990년 슬램덩크를 연재하기 시작한 뒤로 1억 부 이상을 판매하며 일본 최고의 만화가 반열에 오릅니다.

한국에서도 애니메이션 슬램덩크가 극장개봉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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