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을 때 같이 보는 드라마로 유명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원작은 구스미 마사유키, 작화는 다니구치 지로가 맡은 만화책입니다. 한국에도 많은 팬이 있기로 유명한 이 원작의 두 번째 권을 리뷰하고 간략하게 줄거리와 정보도 쓸까 합니다.
줄거리
전편인 1권과 마찬가지로 고독한 미식가 2권에서는 도쿄의 음식점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주인공이며 독신주의자인 이노가시라 고로가 곳곳을 돌아다니며 먹는 음식이야기.
작위적이거나 기상천외한 레시피가 등장하지 않고 절제된 감상과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제1화 시즈오카 현 시즈오카 시 아오바요코초의 시루 오뎅
제2화 도쿄 신주쿠 시나노마치의 페루 오리
제3화 도쿄 시나가와 구 히가시오이의 히야시추카와 라멘
제4화 도쿄 미타카 시 시모렌자쿠의 오차즈케 맛
제5화 도쿄 세타야 구 시모키타자와 뒷골목의 피자
제6화 돗토리현 돗토리 시 돗토리시청의 스라멘
제7화 도쿄 세타야 구 고마자와 공원의 니코미 정식
제8화 도쿄 분교 구 도쿄 대학의 아카몬과 이코노미
제9화 도쿄 지요다 구 유라쿠초 고가도로 밑의 한국 요리
제10화 도쿄 시부야 구 쇼토의 방어 양념구이 정식
제11화 도쿄 지요다구 오테마치의 돈코프 라멘과 밥
제12화 도쿄 아라카와 구 닛포리 섬유 거리의 햄버거스테이크
제13화 프랑스 파리의 알제리 요리
특별기고 : 과잉과 폭식의 시대, 썰렁한 외면의 미학 - 박찬일
리뷰 - 오늘도 거리를 걸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자!
또다시 시작된 주인공의 음식점 탐방기.
저도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리뷰를 쓰게 되네요. 첫 번째 만화도 쏠쏠하게 재밌었거든요.
첫번째 이야기는 시즈오카에서 시작됩니다.
시즈오카의 시루 오뎅을 먹으러 간 이야기입니다. 벚꽃도 다 진, 아마도 4월 전후에도 밤에는 쌀쌀하다고 느낀 이노가시라씨. 따뜻한 걸 먹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유명한 아오바요코초로 갑니다.
시즈오카 오뎅은 소 힘줄을 삶아낸 육수에 간장으로 간을 해서 육수가 검다고 합니다. 어묵은 꼬치에 꿴 뒤 국물 없이 접시에 담아 파래가루, 생선가루 등을 뿌려 겨자에 찍어먹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조금 특이하죠?
쿠로 한 펜은 생선살을 다진 것에 마, 쌀가루를 섞어 쪄내는 음식입니다. 흰색이고 D자 모양으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그 맛을 기대하고 간 음식점은 시루오뎅이 전문이며 쿠로한펜에는 구운 김이 들어간다고 주인장이 말해줍니다. 실망스럽다는 기색을 노골적으로 풍기는 그. 하지만 막상 조금 매운 국물을 먹어보니 제법 맛있다고 느낍니다. 국물을 후루룩 들이켜는데 저 또한 갑자기 집에 있는 부산어묵이라도 끓여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새로 먹어본 한펜도 의외로 맛있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이것저것 시켜 먹는 주인공.
저는 개인적으로 이자카야나 밤에 하는 가게를 잘 가지 않는 편인데요. 그가 주문한 요리들을 보니 소박한 듯하면서도 입맛을 당기게 해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편이었습니다.
도쿄 치요다(지요다) 구 유라쿠초의 고가도로 밑 한국 요리 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처럼 K팝이 아주 유명해져서 일본팬이 많아지고 한국 붐이 일기 전부터도 일본에는 한국음식점이 제법 많았죠.
재일교포도 있고 조총련도 있고 또 유학생 등 한국인들이 많았으니까요. 지리상으로도 서로 가까운 나라이고요.
저는 치요다 쪽의 한국요리 식당은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편은 일종의 대리만족처럼 느껴졌지요.
전권에서 불고기요리를 열심히 먹던 이노가시라씨는 또다시 한국요리점을 방문합니다.
원래는 나폴리탄을 먹고 싶었지만 불황 탓인지 폐점을 해버렸고, 불고기용 불판이 없는 가게에 호기심을 느낍니다.
메뉴에는 갈비우동과 미니비빔밥 세트가 있었습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갈비우동을 기본으로 팔지 않죠. 아마도 일본화된 식당일 것 같습니다.
고민하던 주인공은 차사오 덮밥과 냉면세트를 고릅니다. 차사오덮밥은 돼지고기를 굵게 썰어 양념해 구운 일본식 요리입니다. 대만식 루러우판이나 동파육덮밥과 비슷한 음식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역시 이 음식도 한국식은 아니지만 보통 같이 판다고 합니다.
연근조림과 삶은 다시마, 김치를 같이 내주는 것은 한국 본토와 비슷한 반찬 구성인 것 같습니다. 거기에 추운 날씨에 냉면을 먹는 것까지 전통방식을 따라서 먹는 것은 보기 좋았습니다. 주인공도 이곳이 정답인지도 모른다고 기뻐했죠.
냉면을 보면서 가정식 같다고 좋아하는 고로 씨. 사실은 냉면은 전혀 가정적인 음식이 아닌데 말입니다. 적어도 원래 레시피에 따르면, 갖은 고기 육수를 여러 번 끓여내고 섞는 과정이 필요한 음식이지요. 거기다가 냉면은 면을 뽑을 때에도 기술이 필요한 고급음식으로 주로 기생방에서 내왔다고 합니다. 고명이 많이 올라가는 국수이지만 현대에서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좋은 음식이기도 하지만요.
달걀을 터트려 구운 고기와 비벼 먹는 덮밥도 맛있게 그려놓았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조합이 될 수 있겠네요.
그 외에도 자기가 조합해 먹는 시모키타자와의 피자 편, 알제리와 페루의 이국적인 요리, 히야시추카와 스라멘처럼 면류 요리, 햄버거 스테이크, 니코미와 방어 양념구이 정식처럼 우리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은 음식들이 잔뜩 소개되어 있습니다.
섬세하게 스크린톤을 많이 써서 정성껏 그린 음식그림이 입맛을 다시게 만들어줍니다.
저도 주인공처럼 거리를 걸으며 맛있는 음식점에 우연히 들러 즐거운 식사를 하고 싶네요.
만화 고독한 미식가 2권도 아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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